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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영화

by 오궁녀 2023. 2. 24.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 세상, 하나뿐인 내 사랑… 남편 ‘타쿠미’와 아들 ‘유우지’에게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미오’. 어느 날, 두 사람 앞에 거짓말처럼 이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미오’가 나타난다. ‘미오’와 함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타쿠미’, 그리고 엄마의 품에서 행복을 느끼는 ‘유우지’. 하지만 ‘미오’는 비의 계절이 끝나면 떠나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는데… 가족의 특별한 비밀, 그리고 사랑이 만든 기적 같은 순간….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평점
9.2 (2005.03.25 개봉)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다케우치 유코, 나카무라 시도, 다케이 아카시, 미야마 카렌, 나카무라 카츠오, 이치카와 미카코, 마츠오 스즈키, 코히나타 후미요, 아사리 요스케, 유

 

 

 

 

 

1. 비 오는 날 생각나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영화

 

비의 계절에 다시 만난  아내 미오와 남편 타쿠미,  엄마 미오와 아들 유우지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그야말로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영상에 잠시도 눈을 떼기 힘든 영화입니다. 

그에 어울리는 감미로운 음악과 빗소리는 오롯이 영화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입니다.

원작자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원작소설을  읽어서 어느 정도 줄거리는 알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책 속에서 느꼈던 신비로운 이미지와 분위기를 정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장면 하나하나에 놀라웠습니다.

비의 계절에 유난히 더 생각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는 비 오는 날 조용히 혼자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6주간의 기적

1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미오는 비의 계절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남편 타쿠미와 5살 아들 유우지 곁을 떠납니다.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매일 되뇌며 유우지와 타쿠미는 어서 비의 계절이 오기를 바라며 지내게 됩니다. 심지어 유우지는 맑은 날에 테루테루보즈를 거꾸로 매달아 놓곤 합니다.

(테루테루보즈 : 일본의 민간신앙 중 하나인데요, 보통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달지만 이것을 거꾸로 매달면 비가 온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드디어 비의 계절이 오고 비밀의 숲에 기적처럼 다시 나타난 미오. 하지만, 미오는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도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런 미오의 잃어버린 기억 때문에 어색하고도 신비로운 세 명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타쿠미는 자신들이 만나게 된 사랑의 과정을 천천히 알려주기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두 번째 사랑이 다시 시작됩니다. 무엇이든 잘 못하는 아빠와 단 둘이 살던 유우지에게 무엇이든 잘하는 엄마 미오가 와서 알뜰살뜰 챙겨주고, 그걸 너무나 좋아하는 어린 유우지의 모습에 가슴 한편에 짠한 아픔이 느껴집니다. 더구나 미오는 비의 계절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할 운명입니다. 자신이 곧 돌아가야 함을 알게 된 미오는 이별준비를 합니다. 타쿠미와 유우지가 자기가 돌아간 후에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에게 이 두 사람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비의 계절이 끝날 갈 즈음 비밀의 숲에서 다시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타쿠미, 유우지와 미오. 애타게 엄마를 부르는 유우지의 어린 목소리가 너무 가슴 아픈 메아리로 다가와서 눈시울을 적십니다.

 

 

 

3. 판타지 감성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는 판타지 영화입니다. 죽었던 미오가 비의 계절에 타쿠미와 유우지 곁으로 다시 돌아오지만 아무것도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비의 계절에 돌아온 미오는 바로 20세의 미오이기 때문입니다.

20세의 미오는 비 오는 날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뒤돌아서는 타쿠미를 보고 뒤쫓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 타임슬립을 통해 29살의 자신이 타쿠미와 결혼해서 아들 유우지를 낳고 살아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이 곧 죽는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미 자신의 짧은 생을 알아버린 미오이지만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고 이 두 사람과의 짧지만 깊은 사랑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런 타임슬립은 어느 게 먼저인지, 논리를 따지기 시작하면 한없이 복잡하고 어지러워 지기에 논리는 잠시 접어두고 전체적은 흐름과 분위기만을 만끽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더욱더 영화가 신비롭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아이오를 만나러 가는 기차 안에서 미오는 독백처럼 일기에 적어내려갑니다.

'짧은 삶일지라도 사랑하는 두 사람과 함께 할 미래를 선택하고 싶어. 아이오 타쿠미, 유우지 나를 기다려 줘.

지금, 만나러 갑니다' 

 

 

4.  완벽히 배역을 소화시킨 배우들

 

남편 타쿠미역의 나카무라 시도는 뭐든 어설프지만 착하고 순수한 청년의 타쿠미역에  잘 어울립니다. 타쿠미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무엇을 하든 어설프고 쓰러지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을 연기에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

아내 미오 역의 다케우치 유코는 정말 청순함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흰 원피스에 분홍 가디건을 걸치고 타쿠미와 유우지를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움의 교과서 같습니다.

나카무라 시도와 다케우치 유코는 이 영화를 계기로 만나서 실제로 2005년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카무라 시도의 불륜으로 1년 만에 이혼통보를 하고 결국 2008년에 이혼하게 됩니다. 나카무라 시도 왜 그랬어요 정말.

더구나 다케우치 유코는 2020년 향년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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