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없지만 따스한 가족영화 브로커 리뷰 시작합니다.
1. 줄거리
세탁소를 운영하며 빚에 쫓기며 살아가는 상현과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동수는 베이비 박스 밖에 버려지는 아기들을 아기가 필요한 곳에 팔아넘기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일을 합니다. 어느 비가 내리는 밤, 베이비 박스 밖에 버려진 아기를 데려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기의 엄마인 소영이 아기를 되찾기 위해 찾아오고, 아기가 없어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 하려하자, 동수는 소영을 아기가 있는 세탁소로 데려갑니다. 아기를 더 높은 값에 팔기 위해 세 사람은 여정을 떠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수가 자라난 보육원에서 축구선수가 꿈인 초등학생 해진도 합류하게 됩니다. 5명이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함께 다니며 아기 우성의 부모를 찾아 나섭니다. 처음에는 돈이 목적이었지만 차츰 이들은 우성이에게 좋은 부모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 합니다.
이들 주변에는 아기 브로커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이들을 뒤쫓는 여형사 수진과 그의 후배 이형사도 등장합니다.
상현, 동수, 소영, 해진, 우성이 의도치 않은 가족구성으로 떠난 여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그 속에서의 인물들의 작은 감정변화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소영은 수진의 설득으로 결국 자수하게 되고, 동수는 자신이 브로커로 체포될 것을 알면서도 현장에 나가 현행범으로 체포됩니다. 상현은 우성이를 빼앗아가려는 죽은 우성이의 친부의 와이프로부터 우성을 구하기 위해 사라집니다.
2.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배우 송강호
상현 역을 맡았던 배우 송강호 님은 이 영화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실제로 칸 영화제에서 12분 간 기립박수를 받아 큰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송강호 님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연기가 아니라 정말 극 중 인물 그 자체인 듯한 착각에 빠져서 과몰입이 되는 듯합니다. 송강호 님 영화는 무조건 다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브로커가 한국영화라서 일본인 감독이 연출했다는 걸 알고 조금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영화를 본 후에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기 우성이를 대하는 친모 소영의 태도나 감정이 사실 이해가 좀 가지 않기도 했습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주로 가족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지만, 일본에서는 아주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감독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봉준호, 박찬욱 감독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 감독상을 수상하기 전 해인 2018년에 『어느가족』이라는 작품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황금종려상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어느가족』 역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합니다. 브로커를 감동적으로 봤다면 어느 가족도 챙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감상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자신은 빚에 시달리며 아내와 딸과 떨어져 살지만 사실은 가족을 참 그리워 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딸과의 만남에서 나누는 대화는 코끝을 찡하게 만듭니다.
오랜만에 보는 강동원 배우의 모습도 자연스럽고 좋았습니다. 아기 띠를 매고 있는 강동원 배우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려서 저대로 소영과 동수가 한 가정을 꾸리고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소영 역을 맡은 아이유의 연기가 다소 튀는 느낌이 들어 처음에는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지만 영화가 전개될수록 섬세한 내면 연기와 잔잔한 감정 표현에 자연스럽게 녹아 갔습니다. 지난날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돌릴 수만 있다면 돌리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창밖의 내리는 비에 손을 내밀고 동수에게 건네는 대사에서 더욱 그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기 우성이는 정말 어린 아기인데 어떻게 저렇게 타이밍을 맞추어서 연기를 했는지 놀라웠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오동통하고 귀여운 우성의 모습을 보는 것도 영화의 한 재미였습니다. 중간에 이 이상한 동거에 끼어든 해진은 너무 해맑게 연기를 잘해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애타게 입양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왠지 짠하고 슬픔을 자아냅니다. 차 속에서 잠복하며 이 중개인들을 뒤쫓는 형사 수진은 현행범으로 잡기 위해 아기가 팔리는 장면을 지나치게 갈구하다가, 마침내 아기를 가장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자신이었다며 많은 생각을 합니다. 이렇듯 등장인물 개인개인마다 아픔이 있고 사연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함께 지내며 떠나는 여정이 참 안타깝지만 아름답게도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5. 영화정보
국가 : 한국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개봉일 : 2022년 6월8일
출연 :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
상영시간 : 129분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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